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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란...

캡콜님께서 노무현 대통령의 현실적인 업적을 기리기보다는 그저 신격화만해서는 우리에게 남을 것이 없지 않겠는가 하는 내용의 '6조 전설보다 시스템'이라는 글을 쓰셨다. 나도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고, 좋아한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라서는 그저 말끝마다 김대중 노무현을 욕하기 바쁘신 어르신들과 다를바가 없지 않은가 스스로 반성하곤 한다. 내가 정의롭고 멋진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만으로 내가 정의롭고 멋지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내 의식 수준이 발전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요즘 읽고 있는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유시민 씨가 이야기하는 내용 중에 관련된 부분이 있어 옮겨본다. 노무현 대통령이 일으켰던 국민들과의 정서적·정치적 불화가 주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나는 판단한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사회적·정치적..

2009.05.28

우울한 주말,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한 후로 계속 가슴 답답한 주말을 보냈다. 지금도 정치에 크게 관심을 쏟는 것도 아니고 이전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겠다. 조금이나마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의 대선 출마였다. 투표권을 받고 처음으로 뽑은 대통령이었다. 그래서 몰상식한 탄핵에서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같이 충돌을 두려워하고 소심한 사람도 촛불을 들고 집회에 나갈 수 있다는 경험을 갖게 해준 대통령이었다. 자전거 타는 모습, 동네 수퍼에서 담배 피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통해 흐뭇하게 웃음을 짓게 해준 사람이었다. 전직 대통령이면서도 동네 아저씨와 별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새롭게 깨우치게 해준 사람이었다. 마음은 답답한데..

2009.05.25

소설 모방범

요즈음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없다. 며칠이면 한 권씩 읽던 책도 읽을 시간이 없고, 매일 읽던 수 백 개의 RSS도 못 읽은지 오래되었다. 오랜만에 일요일이라 생일 선물로 받은 모방범(模倣犯)이라는 소설책을 읽고 있다. 이제 막 2부를 다 읽었다. 읽다보면 지루해서 자꾸만 뒷 부분을 펼쳐보게 만드는 책이다. 등장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해서 배경 상황과 심리를 자세히 설명하는 부분이 많다. 지루하다고는 했지만 또 그 부분이 재미없다거나 식상한 것은 아니다. 군더더기처럼 붙어 있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왠지 '내 성격은 이랬구나'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랄까. 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심리 같은 것 보다는 재미있는 스토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소설에 대해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2008.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