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매일 3시간씩 저녁 7시부터 10까지 진행되는 동영상 S/W 개발자 교육을 이수했다. 첫 주는 회사에서도 일찍 퇴근하는 등 그나마 할만했지만, 두 번째 주는 예비군 훈련과 겹쳐서 완전 강행군이었다. 덕분에 지금은 약간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다.
30시간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DShow를 처음 배우려고 하는 나같은 사람도 가능한 수준의 교육인데다 워낙 동영상 S/W 개발이라는 범주로 다뤄야 할 것들이 많다보니 기본적인 내용 자체는 그리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책에서도 배우려면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같이 교육을 받았고 실제로 개발을 하고 있는 사람 말을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책만으로는 부족했던 내용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렇기도 한 것이, 사실 나는 DShow 관련 책을 본 적이 없으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가볍게 생각한 것이기도 하고, 강의 자료 이외에 강사님이 제공한 예제 소스나 교육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양적으로도 풍부하고 질적으로도 좋았기 때문이다. 이쪽 분야로 상당히 경험을 많이 쌓은 분이라 예제 소스나 질문에 대한 답변에 그런 경험이 녹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인 금요일에는 뒤풀이를 가졌다. 2주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비슷한 과정을 겪고, 또 다들 비슷한 일을 하고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기에 술자리는 얘깃거리가 넘친다.
주위를 좀만 돌아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 혹은 얼마전까지도 그렇게 일하다 상황이 좀더 나은 곳으로 옮긴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렵지 않다. 이런 식으로만 보면 개발자의 미래는 참 어둡기만 하다.
하지만 직접 창업할 꿈을 키우고 있는 사람, 창업해서 꿈을 이뤄가고 있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요즈음에도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그분들의 의지를 보면 새삼 감탄스럽고 부럽다.
개인적으로 얻은 것은 과장님과 얘기 할만한 기술적인 교집합이 하나 더 생긴 것. 우리 개발부는 각자 전문 분야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작업하는 분위기가 아직 유지되고 있어 의견 교환이나 논의가 쉽지 않았는데, 같이 얘기할 수 있는 거리가 하나 더 생긴다는 것은 좋은 변화의 기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