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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지 않은 코드

wafe 2009. 9. 7. 03:24
몇 년 전(Windows Vista 대응이 끝난 상태였으니 한 3년 전인가?)에 인수인계 받아서 관리하고 있는 Visual C++ 6.0 프로젝트가 있다. 계속 판매되고 있지만 안정화된지 오래되었고 신기능 추가가 없어서 사실 거의 열어 볼 일은 없는 프로젝트이다. 그런데 이번에 급하게 처리할 이슈가 생겨서 오랜만에 뒤져보고 있다.

소스 분석을 하고 있자니 한 가지 어려운 점이 있는데, 안 쓰는데 남아있는 코드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역사가 길고 소스 코드 버전 관리 도구를 도입하기 전에 작성된 코드가 많아서인지, 원래 개발하시던 분의 습관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무진장 안 쓰는게 많다. 살아있는데 안 쓰이는 것만큼 주석 처리되어 있는 부분도 많아서, 다 포함해서 라인 수를 세니 20만 라인이 넘는데... 이 중에 쓰이는 게 얼마나 되려나.

상관없는데 남아 있는 코드는 후에 읽을 사람에게 방해만 되니 깨끗히 정리하라는 얘기를 어디서 들었더라... 분석하는 데 정말 방해된다. 잘 치우자.

이런 코드 뭉치를 보고 있자니 문득 전에 읽었던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이 책 보고 나서 수 년간 끌어안고 있던 잡동사니들을 참 많이 정리했다. 무슨 물건이든 '나중에 쓸 일이 있겠지... 모아 놓으면 재미있겠지...'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드는 성격이다보니 물건을 잘 안 버리는 건 여전하다. 실제 세상의 물건들도 소스처럼 리비전 관리가 되어서 버리더라도 나중에 생각날 때 다시 불러올 수 있으면 좋을텐데.

어쨌거나 소스는 지워도 리비전 히스토리가 남으니 필요 없어지면 바로 정리하자.

ps. Coding: Unused code: 사람 사는 세상이 거기서 거기 :)